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캡쳐된 거 보니ㅇ>< 8월 15일에 온새님께 키워드 받아갔는데 쓰는 거 잊었네요.


둘이 합방한다는 설정도 좋고 각방을 쓴다는 설정도 좋은데 한울이 태혁이 자던 곳에서 잠깐 누웠다가 일어나는 거 보고 싶어요8ㅁ8


라는 리퀘였는데 그냥 자고 눕는것만 생각해서...크흐ㅠㅠ 아무튼 늦어서 죄송해요 온새님. 온새님 취향이 상처받고 아파하는 한울 같아서 좀 맞춰서 쓰려고 했는데 잘 됐는지 모르겠네요. 늘 감사해요><



한울엔딩 후 동거하다 연인사이가 된 한태라는 설정입니다. 그녀가 갑자기 한울에게 접근해 진실을 알렸고, 한울은 진실을 확인하기도 전에 태혁의 존재가 괴로워져서 집에서 아무 말 없이 내쫓았다는 설정을 미리 풀고 가요◐ㅅ◐ 글에서 표현하려니 너무 길어져서...





상처




밤 내내 문을 두들기던 소리가 어느 순간부터 들리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태혁의 애원을 차단하기 위해 욕실 문을 꽁꽁 걸어 잠그고, 샤워호스를 틀어 옷을 입은 채로 한참 물을 맞고 있던 한울은 그제야 물을 껐다. 그는 물기를 닦기보다는 먼저 욕실 문을 열었다. 역시 조용하다. 집안은 어둠이다. 베란다를 가린 커튼으로만 희미하게 가로등 불빛이 새어 들어올 뿐이다.


한울은 물기를 닦지 않고 젖은 그대로 잠시 문가로 갔다. 역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찬물에 질린 몸처럼, 머리 역시 질려버려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는다. 맹렬히 움직이던 한울의 머리는 이제 죽어버린 것 같다. 차갑게 굳은 손으로 현관을 연다. 역시나 서태혁은 없었다. 싸늘한 현관문을 가만히 내려다보고 한울은 눈을 감았다. 무엇을 기대했던 걸까? 찌릿한 마음에 이어 아프다.


그는 이제 모든 옷을 벗고 따뜻한 물에 샤워했다. 젖은 옷을 벗는 건 쉽지 않았다. 불쾌할 정도로 질척거리는 게 꼭 그의 미련과도 같았다. 상기한 순간 울컥하고 목을 울리는 무언가를 꾹 참는다. 한참 샤워하던 한울은 자신도 모르게 거울에 머리를 박았다. 앓는 소리가 괴롭게 났다. 마침내 샤워를 마쳤을 때 몸은 따뜻해졌지만, 마음은 여전히 차가울 뿐이었다. 심장이 있다는 것을 문득 울컥하고 치밀어 오르는 걸 알 때 느낄 뿐이었다.


머리를 제대로 말리지 않고 온 집안의 불을 다 끄고 이불에 누웠다. 한울은 팔로 눈을 가리고 한참 누워 있다가 또 앓는 소리를 내고 말았다. 서태혁, 그 이름을 읊조리고는 마음이 또 상하고 만다. 놈의 이름 석 자는 잘라내기로 마음먹은 지금도 마음을 너무 아프게 한다. 그의 생각대로 마음이 가다듬어지지 않는다. 서태혁이 아무도 모르게 그의 마음에 자리를 잡던 처음 그때처럼.


서태혁은 어디를 헤매고 있을까. 어디를, 어떻게, 어느 곳에서. 머릿속으로 그런 것을 헤아리고 있는 자신이 싫게 느껴진다. 어차피 사람의 마음은 한순간일 뿐이니 냉정히 마음먹고 아무것도 모르던 녀석을 모질게 끌어내었으면서, 자신의 그 행동에 타격받을 서태혁도 생각하고 있다. 이 이중적인 마음은 뭘까?


생각이 멈추지 않는다. 차라리 녀석에게 진실을 직접 물어볼까. 정말로 네가 그녀를 한 번 죽였던 거냐고 물어볼까. 그러나 한울은 무엇이 진실이든, 더는 태혁의 존재를 용납하기 힘들 것 같았다. 진실이 때로는 중요하지 않은 순간이 있다.



'한울 군, 도와주세요.'



그녀의 목소리가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연쇄되는 생각에 잠이 오지 않고, 밤새 한울은 뒤척거렸다. 문득 이불에서 서태혁 냄새가 난다는 것을 깨달았다. 숨에 또 상처받는다. 그는 숨조차 멈추고 시체처럼 누워 흘러가지 않는 시간에 상처받는다. 항상 서태혁이 베고 자던 그 팔의 가벼운 무게에도, 자신이라는 사람의 존재에도 실존에 상처 받는다. 한울은 마침내 억지로 자는 걸 포기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앉아 길게 한숨을 쉰다. 모든 것이 상처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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