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엔딩 동거 설정 차용입니다.
갑자기 떠올라서 커다란 플롯 없어요. 요즘 남자 턱수염이 좋길래....... 굳이 플롯 따지면, 요즘 중딩들도 수염 깎는다는데 아예 솜털만 있을 듯한 이미지의 서태혁과 성인이니 면도하는 느낌의 한울이랄까.
아 이미 포스팅했지만, 내년 5월에 탐정의 왕 교류회 준비해요ㅠㅠ 흑흑 블로그 글만 들어오시는 분 함께할 수 있길
어느 날
계집애 같은 얼굴, 이라고 면전에서 들어 본 적이 있었다. 태혁은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자신의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는 건 아니다. 사실 아무 생각 없지만, 굳이 따진다면 나쁘지 않은 외양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조금 신경 쓰이는 게 있긴 하다.
태혁의 오른손 끝은 왼쪽 뺨에서부터 그 아래 턱으로, 그리고 다시 오른쪽 턱으로 천천히 움직인다. 그건 붓질보다는 섬세하지 않지만, 붓질 같은 느린 움직임이다. 손끝에 닿는 턱선은 촉촉하고 매끄럽다. 막 씻고 물기를 닦아내지 않은 얼굴에는 솜털도 가라앉아 있다. 싫은 건 아니지만.
'너는 아이 같아서.'
윤지나 탐정님이 놀린 말을 생각하며 태혁은 조금 한숨을 내쉬었다. 계집애 같이 생겼다는 표현은 웃어넘길 수 있지만, 아이 같다는 표현은 별로 기분 좋지 않다.
태혁은 수건을 꺼내기 위해 욕실 서랍 찬장을 열었다가, 한울의 전동 면도기를 발견했다. 척 보아도 아주 비싸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이다. 브랜드도 적혀 있지만, 태혁에게는 낫 놓고 기역 자 찾기일 뿐이었다.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그 한울이 시장에서나 대충 구할 수 있는 물건을 쓰지 않을 거라는 건 뻔했다. 찬장을 다시 닫았다.
수건으로 얼굴에 남은 물기를 닦아낸 다음 방을 나서자, 거실 소파에는 한울이 앉아 신문을 읽고 있었다. 빽빽한 사회면을 열심히 읽는 그의 곁에 앉아 태혁은 텔레비전의 채널을 돌린다. 한울이 틀어놓았던 케이블 교양 채널은 이제 막장 아침 드라마로 바뀐다. 한울이 일찍 나갈 때는 태혁의 아침을 함께 하던 드라마였다.
소란스러운 소리에 한울은 태혁을 보았다. 시선, 마주친다. 한울의 눈길에는 못마땅함이 섞여 있다. 아마도 아침 드라마를 보는 게 한심하다는 듯한 시선을 보내는 게 틀림 없다. 슈퍼 빅토리 죠 타임 내내 소리를 지르는 그 행동이 더 유치하다는 걸 굳이 지적하지 않는다. 드라마를 몰입하던 중, 신문 한 장이 넘어가는 소리에 태혁은 한울을 힐끗 바라보았다. 한울은 신문에 몰두해 시선을 깨닫지 못한다. 날카로운 안경 아래 섬세한 속눈썹에 태혁의 시선이 간다. 이번 시선이야말로 붓질처럼 섬세하다. 무의식 중에 한울을 이모저모 뜯어본다. 마침내 그의 시선은 한울의 턱 쪽으로 향한다. 밤새 조금 오른 듯한 한울의 수염. 어른 같다고 생각한다. 홀린 듯 보고 있으려니 그제야 한울이 눈을 치뜨며 묻는다.
"뭐지, 네놈?"
"아, 아무것도요."
태혁은 죄를 들킨 듯 다급히 얼버무렸다. 한울은 눈썹을 찌푸렸지만, 다시 신문에 집중한다. 태혁은 이제 허리를 곧게 세우고 텔레비전을 보며, 옆의 한울을 의식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러나 쉽지 않다. 요즈음 태혁은 늘 한울의 존재가 갑자기 인식될 때가 있다. 어째서인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또 태혁은 한울을 훔쳐본다. 수염은 그에게는 없고 한울에게는 있는 것, 거기에 어른이라는 의미가 결합한다. 아마도 의식되는 건 그가 어른이라서라는 생각이 들어서가 아닌지, 하고 생각한다.
또 눈이 마주쳤다. 한울이 의아스러운 듯 눈을 찌푸린다. 그가 무언가 말을 하려 할 때, 갑자기 태혁은 어색함을 느끼며 빨래를 해야겠다고 일어났다. 말할 기회를 놓친 한울은 태혁에게 관심을 껐다.
평범한 아침인 줄 알았던, 모르는 사이 서서히 관계가 새로운 것이 찾아들던 그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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